결혼정보회사를 반대합니다.
결혼정보회사를 반대합니다.
지금 보시는 이 자료는
2023년 보건복지부에서 주최한
인구포럼의 발제내용입니다.
발제자로 나온분은 국내최대규모의 결혼정보회사
듀오의 박수경 대표
한국의 저출산문제와 관련해 결정사 대표의
생각이 궁금해서 발제내용을 경청해 봤는데요.
이 장면을 보시죠.
저격을 하는것 같아 송구스럽지만
전 이 내용을 들으며 고개를 갸우뚱했습니다.
박수경 대표
"정말 결혼의 정상분포가 없어져요
완전 극과 극만 남아요.
저희한테 와서 결혼하겠다. 하는 친구들 보면
스펙 대단합니다.
대한민국에서 어느정도 정말 성공했다라는 친구들이
이제 성공의 마침표를 찍겠다고 결혼을 하겠대요
이게 사회가 이래갖고 될까요?
누구나 어른이 돼서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으면서
어른이 돼야되는데 왜 잘나가는 애들만
결혼을 하겠다고 하는 세상이 됐냐는거예요. "
결혼의 정상분포가 사라지고 있다는 박대표의 지적은 정확합니다.
실제로 결혼뿐만 아니라 출산에서도
이상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죠.
새로 태어난 아이의 절반이 고소득층 자녀에 해당하고
저소득층 자녀는 10에 하나밖에 안되는 기형적인 상황입니다.
제가 이상하게 느낀 부분은 결혼정보회사 대표가
이 지적을 했다는 겁니다.
아이러니하게 느껴졌죠
저는 평소 바로 이런 결정사들 때문에
이 문제가 더욱 악화되어 왔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제가 왜 결혼정보회사에
문제의식을 느끼는지
이런 회사가 어떻게 결혼문화를 망가뜨리고 나아가
한국사회를 지옥같이 만들고 있는지 말씀드릴려고 합니다.
정말로 결정사들이 결혼을 걱정하고
출산을 걱정하고 우리 사회구성원의 행복을
걱정하고 있다면
그들의 영업방식이 바뀌기를 바라면서요
박수경 대표
"그 최근에 이렇게 결혼을 안한다.
젊은이들이 결혼할 생각이 없다라고 하면
주변의 저를 아시는 분들이 그래요.
니네 요즘 결혼정보회사 되게 힘들지
장사 잘 안되지 이렇게 얘기를 하시는데
제가 표정관리하기가 어려워요
예년에 비해서 훨씬 잘 됩니다. "
결혼정보회사 대표가 직접 말하듯
지금 결정사들은 호황입니다.
결혼하는 사람들은 줄어드는데
결정사를 찾는 사람들은 오히려 늘고 있다고 하죠.
이는 자료로도 드러나는데요.
코로나사태 이후 전국 결정사 숫자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고 그 규모도 커지고 있습니다.
발제하는 박대표는 이 자리에서
지금 사회분위기상 결혼을 원하는 사람은
결국 우리에게 올수밖에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리고 이 발전은 사람들이 결정사를 이용하는데
정부가 부가세 면제를 해주거나 하다못해
소득공제라도 해줘야 한다는 주장으로 마무리되었죠.
결혼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을
정책적으로 도와야 한다는 논리였습니다.
제가 강한 문제의식을 느낀게 바로 이 부분이었습니다.
결혼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결정사를 찾고 결정사는 그들을 돕는 회사라는 말
그런데 정작 대한민국의 결혼정보회사들은
사람들의 가입자체를 차별하고 있습니다.
선진국에 알려질까 두려운 아주 미개한 방식으로요
결정사들은 자체적으로 까다로운 가입조건들을 가지고 있죠.
여기에는 외모를 포함해 선천적 요소들이 있습니다.
남녀모두 키가 작으면 가입자체를 할수 없다고 합니다.
뿐만이 아닙니다.
탈모가 있어도 안되고 비만이 있어도 안된답니다.
장애인의 가입을 차별한 사례도 있죠.
가입을 거부당한 청각장애인이 여러 결정사들 상대로
법적조치를 밟아 승소한 사례가 있습니다.
스스로 선택한게 아니라 그렇게 타고난걸 가지고
대우를 달리 한다면, 그건 명백한 차별입니다.
개인이 어떻게 할수있는 부분이 아닌
선천적 요소를 가지고 가입거부를 하고
심지어 이걸 바탕으로 등급을 나누는 회사가
대중화되어있다는건 우리 사회수준을 보여주는 부끄러운 일이죠.
그런데 결정사들은 오히려 이런 차별을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우리회사 회원들이 이만큼 걸러진 사람들이라는 식의 마케팅을 하죠.
결정사들이 제멋대로 정한 기준
특히 타고난 신체적 특성이나 장애유무까지 포함시켜 만든 기준에
맞지 않으면 차별적으로 가입을 거부하는 상황
그게 모두가 알고있는 이 업계의
노골적인 마케팅 방식이자 비즈니스 전략입니다.
그런데 그런 회사의 대표가
마치 결혼하고 싶은 사람들을 돕는 공익사업이라도 하는것처럼
이야기하며 정부차원에서
면세지원정책을 해줘야 한다는 식의 주장을 한겁니다.
이게 앞뒤 맞습니까?
제가 결정사의 운영방식에 강한 문제의식을 느끼게 만드는
또다른 부분은 바로 그들의 등급제 시스템입니다.
앞서 말했듯 외모는 물론이거니와
재산, 직업, 학벌, 집안배경 기타 등등
이 모든걸 점수제로 평가합니다.
여기서 탈모나 흉터 같은 이른바 결점이 발견되면
감점을 하는 식이죠.
심지어는 결혼에 성공한 남녀 표준모델 이상적 배우자의 모습
이런 자료도 발간합니다.
한 인간, 한 인격을 정의하는 수많은 요소들은
결정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스펙의 반영조차 되지 않습니다.
저는 개개인의 삶을 마치 가축에게 등급을 매기듯
멋대로 재단하는 이런 방식에 아주 강한 반감을 느낍니다.
결혼을 중계한다는 회사에서
이런 노골적인 방식으로 개개인을 재단하고
등급과 계급을 부여하는 이런 상황이
한국사회갈등을 더욱 부추긴다고 확신합니다.
이미 지나친 계급주의와 비교문화로 인해
병들어가고 있는 나라인데 점점 거대해지고 있는
결정사들의 이런 운명방식에 의해 결혼은
이제 마치 물건을 사고파는 일처럼 되어가고 있습니다.
게다가 이런 등급제 시스템에 의해 결혼의
인플레이션 현상이 일어나는건 당연합니다.
듀오에서 내놓은 자료에서도 볼수있듯
한국사회에서 결혼하기 위해 갖춰야 할 기준은
급격히 높아지고 있습니다.
애초에 결혼이라는게 뭡니까? 좋아하는 두사람이 만나
인생을 함께 하자고 약속하면 그게 결혼입니다.
그런데 한국에서 오늘날 결혼은 마치 무슨 취업처럼
준비를 해야 하는 대상이 되었죠.
그리고 결정사들이 이런 스펙등을 내세우며
그런 현상을 심화시킵니다.
이러니까 본인이 결혼준비가 안되었다고 느끼는
청년들이 점점 늘어나고
무엇보다 결혼자체에 큰 부담감을 느끼게 됩니다.
앞서 결정사 대표가 지적했듯
결혼의 양극화 현상도 마찬가지죠
그리고 이런 분위기가 심해질수록
결혼정보회사는 더욱 돈을 법니다.
물론 결혼은 현실입니다.
그리고 이런 결혼정보회사는 한국식 결혼정서와
수요를 그대로 반영해 만들어진 사업체들일 뿐이죠.
그 경영전략도 천차만별입니다.
일반적인 넓은 범주의 회원들을 모집하는 회사도 있고
재혼자들만을 모집하는 회사
증명된 상류층만을 모집하는 회사도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 이런 결정사의 서비스에 의해
큰 혜택을 보는 소비자들도 분명 존재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우려스러운건
이런 결혼정보회사들이 도입한 시스템이
한국결혼관의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현실입니다.
결혼숫자는 줄어드는데 결정사들은 호황입니다.
심지어는 정부의 인구 포럼에 참석해 저출산의 해법으로써
결정사에 대한 면세혜택정책 얘기까지 합니다.
이미 서로를 평가하고 비교하는데 지칠대로 지쳐있는
이 사회에서 서로에 대한 사랑을 바탕으로
이루어져야 할 결혼
이에 대한 담론조차 이렇게 스펙중심이 되어 가는건
너무나 슬픈 일입니다.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은
이런 식으로 결혼상대의 스펙을 따져가며
결혼을 하려는 사람도 있지만
반대로 표면적인 데이터보다 인격과 가치관
무엇보다 상대에 대한 사랑을 이유로
결혼을 하는 사람도 분명히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저는 결혼을 위한 표준이라는 식의 말로
함부로 뿌려지는 이런 결혼정보회사의 홍보자료들을 경멸합니다.
마치 이런 스펙중심의 사고방식을
결혼의 대전제로 만드려는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이게 전부인양 돌아가는 결정사의 시스템에 의해
결혼에 대한 사회적인식은 더욱 나빠지고 왜곡되고 있습니다.
이혼과 비혼이 늘고 젠더갈등이 심해지는 현상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결혼정보회사들을 보이콧하자는 주장을 하는 이유입니다.
이런 회사가 늘수록
결혼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개개인의 사고방식은
결정사처럼 변해갈 것이고.
잘 타고나지 않으면 능력이 없으면
신체적 결함이 있으면 결혼하지 못하는게
당연하다는 식의 추악한 생각이 표준이 될겁니다.
저는 결정사에 의해 가입 거부당한 수많은 사람들이
좌절감을 느끼며 결혼을 포기하기보다
이런 방식의 결혼중개자체가 비정상적인 이라는걸
알면 좋겠습니다.
또 결정사에 가입한 사람들이 이런 천박한 방식으로
자신의 삶의 가치를 평가받고
그걸 토대로 미래의 배우자를 찾아야 하는 상황에
불편함을 느끼면 좋겠습니다.
이런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한 보이콧이 늘어나
마침내 결혼정보회사들이 오늘날 대한민국에서 자신들의 역할과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반성하게 되면 좋겠습니다.
사랑이 점점 뒷전이 되어가는듯한
한국의 결혼시장을 보며 절망하면서 마치겠습니다.